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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경민의 클로즈업] 토요일의 에너지 드링크, PKL 채민준-신정민 중계진
2019-06-18

한 리그의 중심을 잡는 중계석은 어떤 사람이 앉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곤 한다. 배틀그라운드 리그, PKL의 중계진은 많은 변화를 거쳐 지금의 인원으로 자리잡았다. 월요일과 수요일은 오래 PKL을 지켜온 박상현 캐스터, 김동준 해설, 김지수 해설이 함께하며 토요일은 채민준 캐스터, 신정민 해설, 김지수 해설이 함께한다.

 

세 명이서 함께 진행하기에 처음부터 모든 것이 완벽할 순 없다. 하지만 PKL과 함께 성장해 안정기에 접어들기까지, 리그와 함께 길을 같이 가는 중계진이 있다. 바로 PKL에서 토요일 중계를 맡고 있는 채민준 캐스터와 신정민 해설이다.

 

“월, 수 중계진이 쌓아놓은 것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자는 마인드였다”고 답한 신정민 해설은 더욱이 중계진의 완성도에 대해 신경 쓰는 듯 보였다. 채민준 캐스터 또한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중계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지금, 리그와 함께 안정화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본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먼저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혹시라도 처음 보실 PKL 시청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채민준: 안녕하세요 PKL에서 토요일 중계를 맡고 있는 캐스터 채민준입니다. 스포티비에서 8년 정도 있다 작년 12월 말에 퇴사하고, 현재는 아프리카 TV 소속으로 있습니다. 중계 중에 있는 리그는 PKL, 챌린저스 코리아, 가끔 GSL 중계도 나갑니다.

 

신정민: 안녕하세요 신정민입니다. 채민준 캐스터와 함께 PKL 토요일 중계 맡고 있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쁘지 않을 땐 배틀그라운드를 많이 즐겼는데 요샌 바빠서 예전만큼은 못하고 있네요.

 

PKL의 월요일과 수요일은 박상현 캐스터, 김동준 해설이 진행하고 있어요. 두 분은 오래 호흡을 맞춘 걸로도 유명한데, 그 중계진과는 다른 토요일만의 매력을 어필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신정민: 매력이라. 매력을 이야기하기 전에 부담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어요. 월, 수 중계진들이 PKL에서 쌓아놓은 것도 많고 선배님이기도 하고. 저는 뒤늦게 시작한 입장이기 때문에 ‘잘하자’ 이런 마음보단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자’는 마인드가 강해요. “토요일 중계 왜 이렇게 못해” 이런 말을 듣지 말자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채민준: 신정민 해설이 언급하지 않은 매력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월, 수보다 다듬어지지 않은 점? 중계가 와일드하다고 해야 하나. 아직까진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다듬어지기 전까지 그런 매력을 발산하겠죠.

 

PKL 중계를 처음 접하거나, 아니면 이미 오래 해왔거나. 어느 쪽이든 중계할 때 이건 중요한 것 같다, 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어떤 지점일까요

 

채민준: 64명 중 한 번도 언급이 안 되는 선수가 대다수예요. 아무래도 일찍 탈락해버리면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e스포츠에서 제일 중요한 건 선수와 팬이라고 생각하는데, 선수들과 팀들이 각자 고유의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겠죠.

 

신정민: 채민준 캐스터가 말했듯 선수들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또 신경 쓰고 있는 게 월, 수 중계에서 토요일 중계로 넘어갈 때 흐름 끊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요. 저는 그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채민준: 덧붙이자면,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모든 매치마다 다 재밌을 순 없잖아요. 근데 어떤 경기가 나오든 관객들이 ‘아, 재밌는 경기였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것 같아요.

 

선수들과 팀 주목도에 대한 중요도를 말씀하셨는데, 이번 2019 PKL 페이즈2에서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팀이 있다면 어느 팀인가요

 

신정민: 꾸준히 잘하고 있는 팀을 기대한다 말하면 정말 뻔한 이야기고, 개인적으론 APK 프린스를 가장 주목하고 있어요. 지금 성적이 잘나와 상위권에 있는데, 빛을 보기 전부터 플레이 스타일이 좋다고 이야기 했어요. PKL에 이런 공격성 기반의 플레이스타일을 가진 팀이 필요하다 생각했죠. 최근 경기에선 주춤한데 반짝 하고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채민준: 페이즈가 바뀌면서 팀들의 전투 스타일이나 운영 방식이 많이 바뀌었죠. APK 프린스 뿐만 아니라 그리핀 블랙 등 호전적으로 하는 팀이 많이 생겼잖아요. 신정민 해설이 말씀하신 것도 비슷한 맥락이고. 근데 저는 개인적으로 킹스로드가 잘했으면 좋겠어요. 스폰서가 없잖아요. 감독이랑 코치도 없고. 페이즈1 초반에 데이 우승도 하며 기세 올리는 게 보기 좋았는데, 페이즈2에선 예전만큼 기량을 펼치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쉽습니다.

 

초반엔 엄청났지만 후반까지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번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도 보이기 시작하죠. 보통 호전적인 팀들이 그런 루트를 겪는데, 이런 현상을 겪는 팀들이 후반까지 상위권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게 좋을까요

 

신정민: 사실 이런 부분은 선수들과 팀들이 더 잘 아는 부분 아닐까 싶지만, 일단 강약 조절을 할 줄 알아야 해요. PKL은 광범위하게 넓은 공간에서 매번 안전 구역이 바뀌어요. 어디를 랜드마크로 삼고 있든 그 라운드 자기장에 따라서 이동 경로와 운영이 바뀌잖아요. 

 

근데 예를 들어 한 팀이 매치 원에서 공격적인 운영으로 많은 킬 포인트를 올려 선두를 차지했어요. 그럼 그 팀은 하루 종일 전투만 해요. 그 전략으로 1라운드에서 많은 포인트를 얻었으니까. 사실 3, 4라운드에서 상황이 바뀌면 ‘이번 판엔 운영 지향적으로 가자’ 하고 유동적으로 움직일 줄도 알아야 하는데. 이게 하루만 이어지는 게 아니라 이틀, 삼일, 또 몇 주씩 이어지면 결국 뒷심에서 밀리는 거죠. 페이즈1에서 디토네이터가 안타깝게 런던을 가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 아닐까 생각해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저도 프로게이머를 해 본 입장이라 할 수 있는 이야긴데 선수 스스로 승부욕을 제어할 줄 알아야 해요. 선수들의 승부욕은 상상 이상이라 컨트롤하지 못할 때가 많거든요. 앞서 했던 이야기와 연결될 수 있죠. 잘했는데 죽어버리면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음 매치에 과욕을 부리는 거예요.

 

채민준: 잘 짚어주셨네요. 비슷한 생각인데, 일단 저는 조율사에 가까우니까 보는 눈이 완벽할 순 없다는 걸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흔히 말하는 ‘샷발’이라는 건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만약 컨디션이 좋아 점수를 많이 얻었다 쳐요, 그럼 그걸 이용할 줄 알아야 해요. 다른 팀들이 ‘쟤네 오늘 샷발 좋네’ 하고 인지하면 그걸 역이용해 침착한 운영을 한다든지. 뜨거운 심장에 차가운 머리가 필요한 거예요. 사실 운영 위주로 이야기 하지만 교전도 정말 중요하긴 합니다. 그걸 페이스 잇 글로벌 서밋 중계할 때 느꼈어요. 그러니까 교전과 운영을 상황에 맞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해요.

 

답변 도중 페이스 잇 글로벌 서밋(FGS)에서 교전이 중요하다는 점을 느끼셨다 언급하셨는데, 혹시 그 외에도 FGS같은 국제대회와 국내대회의 다른 점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신정민: 선수들이 들으면 뭔 소리야 할 수 있지만, 중계하는 입장에서 보면 한국 팀들은 안전 구역이 뜨면 가장 옳은 코스를 밟는 느낌이었고 해외 팀들은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였어요. 예를 들어 PKL에선 각 팀의 랜드마크, 이에 따른 이동 동선을 파악해 사람이 없는 쪽으로 파고들잖아요. 해외 팀은 그런 상황에서 변수를 많이 둬요. 항상 들어가던 루트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A와 B, C까지 만들고 활용하는 거죠.

 

채민준: 확실히 전술이 다양해보이긴 했죠. 그래도 결국 한국 팀이 우승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어떤 전략이 옳다, 이런 건 없어요. 제가 느낀 건 해외 상위권 선수들은 자기가 잘쏜다는 걸 알아요. 플레이에서 그런 자신감이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국내 리그에선 미라마 중요성이 두드러지지 않았는데, FGS에선 절반을 미라마에서 했잖아요. 한국 팀들이 미라마에서 고전하다보니 중요성을 느끼게 된 거죠.

 

그렇다면 미라마와 에란겔, 두 맵에 따른 경기 진행 방식, 즉 운영의 차이점이 뭘까요

 

신정민: 아무래도 두 전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동선이죠. 에란겔 같은 경우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랜드마크에서 사격 범위를 예측하고 크게 돌아서 갈 수도 있고, 식생이나 바위 사이를 이용해 파고들 수도 있어요. 반면 미라마는 일단 차량으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죠. 미라마는 능선이나 고지대에 일찍 자리 잡고 밖에서 진입하는 팀을 사격하는 전투가 많이 일어나요.

 

아까 신정민 해설께서 하신 답변 중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답변이 있었죠. 같은 선수였던 입장으로, 지금 PKL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신정민: 선수들은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열심히’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른데, 저는 혼자 만족할 정도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거기서 더 나아가는 게 ‘열심히’라고 생각해요. 그치만 팀 게임이니까 혼자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에요. 다 같이 노력해야죠. 그리고 이건 정말 어려운 건데, 배틀그라운드 선수는 배틀그라운드를 좋아해야 해요. 누구나 그렇지만 좋아했다가도 일로 접근하는 순간 재미가 없어지거든요. 근데 다른 게임을 봐도 최고가 되는 선수들은 그 게임을 사랑해요. 그리고 그만큼 노력하죠. 두 가지가 맞물리면 그 사람을 이길 수가 없게 됩니다.

 

채민준: 잔소리 같이 들릴 수 있지만, 맞는 얘기에요. 프로게이머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도 극소수만 할 수 있는 직업인데다 수명이 길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지금 반짝거리는 시간이 흘러가고 나서 후회하지 않도록.

 

인터뷰 마지막으로 PKL 애청자들에게 한 마디씩 부탁드리겠습니다

 

신정민: 배틀그라운드 리그가 점차 자리를 잡고 선수, 연출, 중계 등 모든 부분에서 호흡이 맞아가고 있어요. 저도 월, 수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재밌거든요. 아직까지 PKL 시청하지 않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한번 보셨으면 좋겠고, 지금까지 또 앞으로도 PKL을 애청하고 계신 분들에겐 정말 감사하다는 이야길 하고 싶어요. 직관이 아니더라도 집에서 보며 채팅으로 참여해주시는데 그게 되게 큰 부분을 차지하거든요. 또 PKL 경기장이 바뀌고 직관도 많이들 오세요. 실제로 환호성이 크게 들릴 때마다 재밌게 중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니까 감사하죠.

 

채민준: PKL 선수들은 대부분 팬 한분 한분의 소중함을 알고 있더라고요. 선수들 많은 사랑 부탁드리고, 토요일 중계진 뿐만 아니라 월, 수 중계진까지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또 시청자 분들이 응원하는 팀 꼭 우승해서 투표 보상 티셔츠 많이 받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모경민 기자 rao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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